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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퇴근 후 넷플릭스 뭐볼까? (볼만한 영화 3편 추천)

by 모모의 노트 2025. 6. 4.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서 씻고 나면, 몸이 바닥처럼 가라앉습니다. 말도 하기 싫고, 움직이기도 귀찮고, 딱히 뭘 하고 싶지도 않죠. 그런데 그대로 누워 있기엔 또 뭔가 아쉬운 느낌. 그래서 또 넷플릭스를 켭니다. 보고 싶은게 있진 않지만, 뭔가 강렬하게 보고싶다!!!

근데 막상 보고 싶은 게 딱 떠오르진 않아요. 장르도 모르겠고, 기분도 애매해서 그냥 스크롤만 내리는 시간. 그러다 보면 30분은 훌쩍 지나가 있고, 결국 아무것도 안 보게 되기도 하죠.

그래서 오늘은 그 고민 줄여보자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퇴근 후, 피곤하고 말 없이 보내고 싶은 저녁에 어울리는 영화 3편. 가볍지만 얕지 않고, 조용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영화들이에요. 그냥 틀어놓기만 해도 기분이 조금은 달라지는 작품들.

1. <리틀 포레스트> – 아무 일 안 해도 되는 날

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리틀 포레스트>는 영화 자체가 숨을 고르게 만드는 느낌이 있어요. 딱히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진 않지만, 그 ‘아무 일 없음’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죠.

주인공 혜원은 도시에서 상처받고, 모든 걸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옵니다. 거기서 계절에 맞춰 음식을 해 먹고, 땅을 일구고, 고양이와 함께 조용히 살아가요. 말수도 적고 표정 변화도 거의 없는데, 그 고요함이 이상하게 위로가 됩니다.

영화 중간에 나오는 요리 장면들이 꽤 인상적이에요. 김치전을 부치거나, 밤을 삶거나, 손으로 반죽을 하는 모습들. 그 장면들을 보다 보면 괜히 따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몸은 피곤한데 머리는 맑아지는 기분이랄까요?

특히 별다른 말 없이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퇴근 후 고단함과 스트레스가 힐링되는 느낌. 조용히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날, 좋은 선택이 될거라고 추천합니다.

 

2. <미드나잇 인 파리> – 언젠가보다 지금

미드나잇 인 파리 포스터

살면서 한 번쯤은 '내가 지금보다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더 나았을까'라는 상상을 해본 적 있을 겁니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그 생각을 진짜로 해보게 해주는 영화예요. 그리고 그 상상 끝에 아주 담백한 메시지를 남기죠.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특별하다”고.

주인공은 작가 지망생으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과거의 낭만을 그리워합니다. 그러다 어느 밤, 파리 골목에서 갑자기 1920년대로 이동하게 되고 거기서 당대의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죠.

감독 특유의 재치 있는 대사와 유머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현실 사이의 경계를 정말 부드럽게 넘나들어요. 잔잔하게 웃다가도,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순간들이 숨어 있습니다.

파리의 조명, 골목길, 재즈 음악, 그 모든 것이 너무 낭만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현실에 지친 날엔 마치 짧은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기분도 들죠. 지금 있는 장소와 시간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3. <브루클린> – 혼자 남은 기분이 드는 날

브루클린 포스터

<브루클린>은 보통 영화와 다르게 조용한데, 그 조용함이 불편하지 않아요. 오히려 스며들 듯 감정을 따라가게 됩니다. 이민자의 시선을 통해 ‘나의 자리는 어디인가’를 이야기하는 영화입니다.

주인공 엘리스는 아일랜드에서 브루클린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고, 때로는 무섭기도 해요. 하지만 서서히 친구를 만들고, 일에 적응하고, 사랑도 하게 되죠. 그 과정이 정말 현실적이고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요.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은 혼자 편지를 읽다가 울컥하는 장면이었어요. 가족을 떠난 죄책감, 새로운 삶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 걸까’ 하는 불안까지. 그 모든 게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화면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퇴근 후 자꾸만 생각이 많아지는 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고민이 머릿속을 맴도는 날, 이 영화는 마치 조용히 내 옆에 앉아주는 친구 같은 역할을 해줄 거예요.

 

결론: 고요한 밤을 위한 영화 세 편

퇴근 후 시간은 길지 않지만, 감정을 회복하기엔 충분한 순간입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하루 전체의 기억이 달라질 수도 있죠.

오늘 소개한 세 편의 영화는 모두 큰 자극 없이 조용히, 내 마음을 정돈해주는 작품들입니다. 멀리 여행을 떠나거나,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이런 한 편의 영화로 오늘을 다르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이겠지요?

스크롤 내리다 지치는 넷플릭스 대신, 오늘은 그냥 조용히, 이 세 편 중 하나를 골라보세요. 지친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겨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