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하고 돌아오면,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막상 넷플릭스를 켜면 뭘 볼지 쉽게 고르기 어렵죠. 액션이나 범죄물은 너무 자극적이고, 예능은 허탈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주거나, 현실의 피로를 웃음으로 풀어줄 수 있는 잔잔한 드라마나 유쾌한 코미디가 훨씬 더 와닿습니다.
오늘 소개할 넷플릭스 콘텐츠 3편은, 단순히 '힐링'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작품이 아니라 직장인으로 살아가며 마주하는 감정들—피로, 외로움, 관계 속 갈등—을 조금은 가볍고, 때론 진지하게 풀어낸 작품들입니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Move to Heaven, 2021)
‘그루’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청년으로, 고인의 유품을 정리하는 사별정리사로 일합니다. 그의 곁엔 전과가 있는 삼촌이 함께하면서 두 사람은 함께 고인의 공간을 정리하고, 그 안에 남겨진 사연과 감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봅니다.
단순히 물건을 치우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들이 남긴 의미를 전달하고, 남은 사람들의 마음을 정리해주는 ‘정서적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죽음과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공통된 감정은 ‘남겨진 이의 삶은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감정의 기복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전개 속에서, 어느새 시청자의 마음도 차분해지고 따뜻해집니다.
직장인에게 와닿는 이유
- 빠른 속도와 강한 자극에 지친 마음에 부드럽게 스며듭니다
- 남의 이야기를 보며, 스스로의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 감정 표현 없이 일만 하는 삶에서,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됩니다
정신없이 회사 가는 길 (The Hook Up Plan)
엘사는 파리에서 일하는 평범한 30대 여성입니다. 일에 큰 불만은 없지만 성장도 없고, 오래된 연애는 이미 끝났으며, 친구들은 하나둘 결혼하고 커리어를 쌓아가며 ‘잘 살아가는’ 모습만 보여줍니다. 그런 현실에 묘한 초조함을 느끼던 엘사에게 친구들이 몰래 소개팅을 꾸미면서 벌어지는 기발하고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코믹한 상황 뒤에 숨은 ‘자존감 회복’과 ‘진짜 감정’입니다. 엘사는 소개팅이 아닌 ‘스스로의 회복’을 경험하며 성장해갑니다.
직장인에게 와닿는 이유
- 파리의 세련된 일상 속, 한국 직장인도 공감할 수 있는 현실 묘사가 가득
- ‘나만 멈춘 것 같아’ 느껴질 때 위로가 되는 이야기
- 직장, 친구, 연애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가볍게 풀어내는 연출
한 사람만 (One More Time, 2023)
30대가 된 아멜리는 생일 아침, 지친 현실을 마주하며 "다시 18살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합니다. 그리고 진짜로 그 시절로 돌아가버립니다.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그녀는 처음엔 자유롭고 들뜨지만, 곧 그 시절의 미처 해결하지 못한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죠.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지금의 나를 만든 건 어떤 선택들이었을까?” 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그 질문을 통해 아멜리는 지금의 삶을 다시 받아들이는 계기를 갖게 됩니다.
직장인에게 와닿는 이유
- ‘그때로 돌아가면 뭐가 달라질까’ 하는 흔한 상상을 현실감 있게 풀어냅니다
- 과거에 머무는 게 아닌, 현재를 다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 짧은 러닝타임에 비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꽤 깊고 인상적입니다
3편 요약 비교
제목 | 장르 | 감정 키워드 | 직장인 공감 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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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 휴먼 드라마 | 감정 정리, 죽음, 관계 | 바쁘게 사느라 놓쳤던 감정들을 다시 들여다보게 함 |
정신없이 회사 가는 길 | 로맨틱 코미디 | 자존감, 연애, 커리어 | 일도 연애도 미묘한 현실을 유쾌하게 풀어냄 |
한 사람만 | 타임루프 · 판타지 · 코미디 | 후회, 과거, 자기 수용 |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현재의 삶을 다시 보게 만듦 |
직장인의 하루는 단순히 ‘피곤함’이 아닌 감정의 소모와 생각의 무게로 지쳐갑니다. 그래서 더더욱, 말없이 위로해줄 수 있는 감동 드라마나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코메디 영화가 절실하게 필요하죠.
오늘 소개한 세 작품은 강한 자극이나 빠른 전개 없이도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감정을 어루만져 위로해 줍니다. 퇴근 후, 아무 말 없이 틀어놓기에도 좋고, 생각 없이 보다가도 어느새 마음이 힐링되는 콘텐츠들입니다.
혹시 오늘도 사람에게 치이고, 일에 치인 하루였다면 이 중 한 편으로 조용한 밤을 채워보세요.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어줄지 모릅니다.